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내 삶을 얼마나 신실하게 인도해오셨는지를 되돌아본다. 지난 9년간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그 여정을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었고, 그분의 인도하심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2016년, 졸업을 앞두고 진로가 정해지지 않아 막막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고시에 최종 탈락했고, 꿈도 희망도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도전했던 취업이었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력서를 넣는 족족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원했던 여러 스타트업에서도 역량 부족으로 거절당했다.
그랬던 내게, 생각지도 못했던 H사에서 합격 소식이 찾아왔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기획실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몇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고, 다시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기획실에 단 세 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된 건, 내가 어떻게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H사에 다니는 동안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고, 이후엔 전혀 계획에 없던 M사로의 이직까지 허락하셨다. H사에서 나의 멘토와 같던 한 과장님의 소개로 M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놀랍게도 선발 시험에서 다루어진 내용이 대학 시절 우연히 수강한 한 과목에서 배운 내용과 일치해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면접 과정에서도 하나님을 믿는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위로와 확신을 얻었고, 결국 최종 합격까지 이르게 되었다.
내 실력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인도하심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M사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이 시기에는 교회 개척에 참여하는 은혜도 주셨다.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후 C사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 너무나도 다른 영역이었고 내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껴 자신이 없었지만, 인터뷰 과정 내내 하나님께서 많은 지혜를 주셨다. 내 실력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결국 합격하게 되었다.
C사에서의 시간은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배움이 있었고, 이 시기 우리 가정에 노엘이라는 귀한 선물도 주셨다. 힘들고 고된 일이었지만 다양한 기회들을 허락하셨고,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전략 포지션에서 프로덕트 분야로 직무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셨다. 유연한 근무 환경 덕분에 교회 개척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공동체를 섬기는 데에도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개척과 선교에 대한 마음도 계속해서 부어주셨다.
그리고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D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C사에 있는 동안 여러 이직 제안들을 받았고, 스스로 지원한 자리들도 많았다. 연봉이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었기에 여러 곳에서 면접들도 봤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엔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할 때는 잘 풀리지 않았고,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기고 인도하심을 따라갈 때는 예상치 못한 길이 열렸다.
D사로의 이직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강하게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느꼈다. 그래서 결과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D사로 보내시는 것은 나와 내 가정의 안위를 위한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분명 그분의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교회 개척일 수도, 함께 일하게 될 이들의 영혼을 향한 사랑일 수도, 혹은 디아스포라 사역일 수도 있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고 싶다. 그 뜻이 무엇이든지 순종하고자 한다. 나의 뜻과 계획을 내려놓고, 내 삶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내 삶을 온전히 맡겨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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