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믿음의글들

[박영선목사] 지사충성

지사충성

죽는다는 뜻을 이해하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옛날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 자리에서 죽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지사충성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깨닫는 것은 죽는다는 것이 망신을 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해 효과도 없고 존재가치가 없어 보여도 그길을 가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현실을 사는 것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 앞에서 한번에 할복을 해버리는 이런 단계지계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살라고 주신 바로 내게 주어진 환경을 걷는 것입니다. 추위 속을 걷고 배고픈 길을 걷고 남이 오해하는 길을 걷는 것입니다. 목숨을 건다는 이름으로 거기서 무책임하게 확 죽어버리겠다고 각오를 하는게 아니고 죽은 사람 같이 걸어가는 것입니다.

내가 죽는자니까 내 고통과 반발과 섭섭함을 무덤에 묻어버리고 계속 걷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