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품감상

Saint Matthew and the Angel (성 마태오와 천사) - (Michelangelo Caravaggio) 카라바지오

‘성 마태오와 천사’는 1602년 제작된 작품으로써 원래 로마 성당의 제단을 장식할 작품으로 의뢰받은 작품이다. 이 그림에서는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인 마태가 고민하며 마태복음을 집필하고 있는 모습과 함께 옆에서 천사가 그의 집필에 영감을 주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있다. 이러한 제작 의뢰를 받았다는 것이 카라바지오에게는 아주 큰 개인적인 영광이었을 것이며 그는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성경을 읽고 연구하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영웅이거나 성인(聖人)으로서의 마태가 아니라 한 인간의 모습으로의 마태를 진솔하게 표현하려 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지오의 이러한 시도는 당시의 교회 분위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배척당하게 되었다. 교회의 제단을 장식할 성인(聖人)을 어리둥절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표정으로 묘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표현된 마태는 사람들의 존경을 자아내기는커녕 그저 일반 사람들과 같은 한 인간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인 마태복음을 집필하는데 경건함이나 경외로움은 보이지 않고 천사의 지시에 따라 고민하며 쩔쩔 매는 듯한 모습은 당시 교회의 지도자들을 기만하는 것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했을 것이다. 카라바지오는 이 작품을 통해 하나님 앞에 인간은 모두 죄인이며 한낱 인간일 뿐임을 나타내려 하였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성인(聖人)으로 여겨지며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 존경받던 시기에 그는 진정 성경이 말하는 진리를 소극적으로나마 선포하고 싶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였으니”가 바로 그가 선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기독교는 사람을 줄 세우고 구별 짓는 종교가 아니라 모두가 죄인임을 고백함과 동시에 성령의 역사를 바라보는 겸손함이 필요한 진리이다. 이후에 교회에서 거절당한 카라바지오는 결국 새로운 작품을 제작 활동들을 통해 교회가 원하는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타협을 선택한다. 

글쓴이&저작권 by 댄인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