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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생각들

Undeserved Grace

실수와 잘못으로 인한 죄책감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가 참 어려울 때가 있다. 어젯밤 마음에 이런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밀려와 자기 전에 하나님께 울며 기도했다.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좋으니 주님의 임재를 거두지 마시고 당신의 뜻을 깨닫게 해달라고. 새벽에 일어나 말씀을 너무 듣고 싶은 마음으로 교회에 갔는데 하필이면 오늘 예배에 목사님께서 안오셨다. 그래도 말씀을 꼭 들어야겠다 싶어 지난주 집에 내려가느라 듣지 못했던 화종부 목사님의 주일 설교 말씀을 예배당에서 켜놓고 들었다.

하나님께서 설교 말씀을 통해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는데 바로 오늘 새벽 말씀이 그랬다. 화목사님의 통해 선포되는 말씀 하나 하나가 내 마음을 어찌나 찌르는지,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알지 못했고 보지 못했던 많은 죄들를 깨닫게 하셔서 이제는 돌이켜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회개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

도서관에서 지난 주에 빌린 책들을 휴가 기간 동안 다 읽었던터라 오늘은 아침에 학원 가는길에 오랜만에 음악이나 좀 들을까 하여 헤드폰을 챙겨갔다. 왠일인지 버스가 한산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른쪽 맨 뒤에서 앞자리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Playlist를 뒤적이다 무심결에 J-Rabbit의 'In This Time'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평소에 J-Rabbit이 멜로디 라인은 참 잘 만들지만 가사의 깊이가 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sorry 토끼 누나들, i still love you guys) 잘 안듣던 노래였다. 그런데 오늘은 이 노래를 듣고 있는데 그 가사 한줄 한줄이 마음에 너무 와닿았다.

10분 쯤 지났을까. 맨하탄에서 친구 R에게 왠일로 메세지가 왔다. 자기가 지금 정말 오랜만에 spotify에서 노래를 하나 듣고 있는데 내 생각이 너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make your day happy!'라는 메세지와 함께 그 노래의 링크를 보내주었는데 J-Rabbit의 'In This Time'이었다. 우리 둘다 완전 소름 돋아서 OMG했다. 순간 또 눈물이 났다.

저녁에 학원 수업을 듣는 중 쉬는 시간에 학원 선생님께서 내가 앉아있는 자리 앞으로 오셨다. 평소에 수업시간에는 얘기를 잘 안하는데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순간 움찔. 선생님께서 "댄인서울씨,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요. 붙을 사람은 다 붙는다니까요. PSAT만 좀 더 열심히해요"라고 웃으시며 말씀해주셨다.

아, 오늘 부끄럽게 하루 세 번이나 울었다. 그래도 마음이 참 따뜻하다 :)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자격 없는 죄인이지만 오직 은혜로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랑해주신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잘못과 부끄러운 일들 일삼고 살아온 죄인이지만 그래도 나를 불러주시고 위로해주신다. 아! 이 자격 없는 죄인을...

그러니 이제 좀 잘살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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