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생각들

사랑에 대하여 (영화 'Rudderless' 스포일러 포함)

영화 'Rudderless'를 보며 사랑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대학생 Josh는 어느날 대학교 도서관에서 총격사건을 일으켜 여섯명의 학생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의 아버지 Sam은 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술에 의지하며 요트에서 홀로 살아가게 되는데, 어느날 듣게 된 그의 아들 Josh의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그 아들의 노래들을 우연히 바에서 연주하게 되는데 이 음악을 Quentin이란 소년이 듣게 되고, 둘은 이내 밴드를 결성하여 공연을 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Sam의 상한 마음도 어느 정도 치유 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끝내 그 죄책감은 그로 하여금 음악을 그만 두게 한다. 마지막으로 Sam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아들이 미완으로 남겨두었던 노래의 가사를 완성하여 '어쩌면 사랑 만이 답일지 몰라요'라는 노래를 부르고 어디론가를 향해 떠나간다. 

전체적으로 음악이 참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의와 사랑의 간극을 정말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 간극을 도저히 메울 수 없는 인간이 정의와 사랑의 굴레 안에서 비통해하는 고뇌의 감정이 깊게 드러난다. 많은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한 아버지의 슬픔과 사랑의 마음도 잘 드러났다.

망각하고 살 때가 많지만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침벹고 그의 등에 채찍질 하였으며, 그를 조롱하며 십자가에 못박았던 장본인, 살인자요 죄인이다. 하나님의 아들을 죽인 죄인으로 낙인 찍혀 도저히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볼 수도 없으며, 정의의 심판대 앞에 설 수 없는 그러한 죄인이다. 바로 나 때문에 그가 죽으셨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너무 어렵고 피하고 싶은 일이다.

Sam은 처음에 자신의 아들의 죄를 직면하려하지 않았다. Josh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마냥 여기며 수년을 살았고, 자신의 정체마저도 꽁꽁 숨기며 요트에 숨어 지냈다. 그랬던 그가 밴드를 그만두고 나서는 아들이 총격사건을 일으켰던 캠퍼스를 찾아가게 되고, 또 무대 위에 서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아들의 죄를 공개적으로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부른 노래의 가사는 바로 '어쩌면 사랑 만이 답일지 몰라요'

우리가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고백할 때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가 된다. 죄를 인정하는 것은 정말로 어렵고 힘든 것이지만 죄를 고백하게 될 때 하나님의 정의는 곧 우리 안의 의가 되어 흘러넘치게 된다.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이것이 하나님의 위대하신 사랑이며 우리에게 베푸신 놀라운 은혜인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죄인의 정체성으로 살아가지 않게 되며 용서 받은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아들로 삼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의 사랑이고, 내가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 사랑에는 기쁨이 있고 자유함이 있다. 용서가 있고 화평케 함이 있다. 어쩌면 Sam의 노래처럼 사랑 만이 답일지 모른다. Sam이 노래한 그 사랑이 그리스도의 이러한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사랑에 대한 많은 시와 노래들이 있고 관념들이 존재하지만 그 어느 사랑도 나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 만큼 나를 감동시키고 나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나는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을지라도 변함 없고 신실한 사랑, 자격 없는 죄인을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조건 없이 섬기며 사랑하는 사랑, 나의 가장 귀한 것을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랑 말이다. 가족들에게도, 미래의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학교의 친구들에게도, 직장의 동료들에게도, 이웃들에게도, 섬겨야 할 많은 이들에 대해서도. 

세상을 바라볼 때 그런 사랑이 과연 존재할까 의문이 들고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허황된 망상 같이 보이고 너무 지나치게 이상적인 관념에 불가한 것으로 느껴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나의 주변에 이런 사랑의 삶을 살아 나가시는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계신다. 언제나 변함 없는 사랑으로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주신 우리 부모님께도 큰 감사를 :) 

Francis Chan 목사님은 이런 류의 조건 없는 사랑을 'Crazy Love'라고 부르셨는데, 왜인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영상을... ㅎㅎㅎ (Francis Chan 목사님은 마약 중독에 빠져있던 16살 소녀 Dellal을 친딸로 입양하여 함께 살고 있다. 영상을 요약하자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바로 다 네 것이란다. 너가 어떠한 존재여서거나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바로 너는 내 딸이기 때문이다")



'나의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에 대하여  (0) 2015.07.30
Undeserved Grace  (0) 2015.07.28
음주에 대한 생각  (0) 2015.07.20
학원 마치고 가는 길  (3) 2015.07.14
말씀대로 믿음대로  (0) 201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