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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생각들

하나님의 주권에 매인 사람들 이야기 2

4년 만에 친구 H에게 전화가 왔다. H와는 초등학교 시절 중국 연변에서 처음 만났는데, H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간 이후로는 서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내게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H라고 말한다. 그만큼 H와는 각별한 사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에는 또 다른 친구 J와 셋이 함께 주일마다 교회에 가기 전 서로의 집에서 번갈아 가면서 만나 우리끼리 QT를 하고 기도모임을 했다. 어른들은 아침 일찍 예배를 가시고 난 뒤, 빈 집에서 각자 집에 있던 설교 테이프들을 들고와 듣고, 찬양집회 비디오들을 보며 우리끼리 예배를 드리고 기도했다. 그 때가 내가 Don Moen, Hillsong, Paul Baloche, Michael W. Smith 등의 찬양들을 처음 접했던 때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우리가 뭘 알았겠냐만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했던 것 같다. 물론 남자 아이 셋이 모였던 것이었기에 정말 바보 같은 장난들도 많이 쳤다. H는 특히 또 요리를 너무 잘해서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주기도 했다 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5학년 남자 꼬마가 그렇게 요리를 잘했다는게 amazing 하다!

우리 셋은 그때 모두 어린 나이였지만 미래에 선교사로 복음 전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었다. H가 우리 기도의 첫 응답이었다. H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중동에 선교사로 갔는데 그 이후로는 줄곧 연락이 힘들었다. H는 이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대학시절 공부했던 간호학 자격증을 따고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 일을 하면서 미래에 간호사로 다시 중동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H와 함께하며 그의 삶을 곁에서 바라보고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하나님께서 그를 붙드시고 그의 삶을 인도하고 계셨음을 보았다. H의 삶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다. 내게 H와 같은 친구를 주셔서 너무 감사한 밤이다. 

하나님께서는 요즘 내가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calling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다시금 일깨워주고 계신데, 오늘 밤 4년 만에 걸려온 H의 전화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때로는 너무 뜻밖이고 신기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씀해주시고 위로해주신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우리 인생 전부를 내어드리는 삶을 살기로 H와 다짐하며 전화를 끊었다. H said, "Hey, you gotta trust Him unconditionally and commit everything to Him so that He can melt you shape you more and more in the image of His Son in whom all the treasures of knowledge and wisdom are hidden. Got it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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