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감명깊게 읽었던 로렌스 수사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는 책이 어느덧 직장인 5개월차에 접어드는 요즘 특히나 자주 생각난다. Pre-직장인이었던 삶을 돌아보면 항상 새롭고 즐거운 것들이 가득했다. 매 학기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가득했고, 방학이면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렇게 늘 새로움을 추구했고, 새로움의 유무에 따라 나의 삶 또한 유가치, 또는 무가치의 삶으로 느껴지곤 했던 것 같다. 반면, 새로움이 없는 시기는 힘들고 견디기 힘든, 그래서 버리고 흘려보내는 garbage time 같이 느껴졌음이 사실이다.
어쩌면 그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나의 일상의 아름다움을 감추어왔던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가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던 적이 있었던가?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음을 보게되는 요즘이다.
여전히 적응중이다. 눈을 뜨면 매일 챗바퀴 돌아가듯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숨막히고 여전히 아침마다의 출근과 회사생활은 전쟁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되는 삶에 어떤 새로움을 더함으로 아름다워지고 극복되는 삶의 고뇌가 아니라, 하루 하루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살아가는 즐거움이 더해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새로움에 대한 동경은 내 마음을 꿈틀대게 한다. 하지만 나의 꿈틀거림보다 압도하는 신뢰, 곧 주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내 마음 속에 싹틔어 뿌리내리고 있음을 날마다 목도하게 하시는 은혜를 허락하시기에, 답답함과 지루함에서 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어가고 있다. 내가 노력으로 일구어가고 그 결과로써 지금 처하게 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섭리, 즉 Providence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무미 건조한 직장을 주신 주님의 섭리를 나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주님을 믿기에, 오늘도 행복하고 즐겁다.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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