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맞으며 창세기부터 성경 통독을 새로 시작했다. 창세기의 모든 말씀 중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부르셔서 열국의 아비를 삼으셨는지 그 story를 따라가다보면 참 하나님의 은혜의 신비를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75년을 우상 숭배하며 살아오던 아브람을 어느날 갑자기 부르셔서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게 하시고 엄청난 축복을 약속하신다. 이 축복은 심히 한쪽으로 편중된 축복이었다. 아브람 쪽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우상을 숭배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를 축복하시겠다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따라 가나안으로 떠난 아브람은 자기 자신이 살기 위해서 자기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 바로에게 팔아 넘기는 엄청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다. 내가 만약 사라였다면 밀려오는 배신감에 다시는 아브람에게 돌아가지 않았으리라 다짐했을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은 이런 아브람을 물질로 축복하시고 또 자손의 축복을 주신다. 무어가 예쁘다고. 이후에도 멜기데섹을 통하여서, 또 직접 나타나셔서 아브람에게 일방적인 축복을 정말 퍼부어주신다. 그리고 그를 열국의 아비로 삼으시고는 아브라함이라는 새로운 정체성도 주셨다. 이후에 아브라함이 그랄 땅에 이르렀을때 다시 한번 자기 아내 사라를 자신의 누이라고 속이고는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넘겨버린다. 내가 진짜 사라였다면...... 


이후에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여러 물질적인 축복들을 받았으며 또 후처들과 많은 자식들을 낳으며 여생을 마감한다. 예쁜 구석 하나 없고 말도 안되는 죄들을 지었던 아브라함이 무엇이 좋다고 하나님은 그에게 그렇게 많은 은혜와 축복을 부어주셨을까?


실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그러하다. 우리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하심으로 인한 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께서 의롭게 보셨기 때문에 의를 얻은 것이지 실로 우리 측면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이 나아질 것 없는 인생, 참 곤고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감사와 소망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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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감명깊게 읽었던 로렌스 수사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는 책이 어느덧 직장인 5개월차에 접어드는 요즘 특히나 자주 생각난다. Pre-직장인이었던 삶을 돌아보면 항상 새롭고 즐거운 것들이 가득했다. 매 학기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가득했고, 방학이면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렇게 늘 새로움을 추구했고, 새로움의 유무에 따라 나의 삶 또한 유가치, 또는 무가치의 삶으로 느껴지곤 했던 것 같다. 반면, 새로움이 없는 시기는 힘들고 견디기 힘든, 그래서 버리고 흘려보내는 garbage time 같이 느껴졌음이 사실이다.  


어쩌면 그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나의 일상의 아름다움을 감추어왔던지도 모르겠다. 아니, 내가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던 적이 있었던가?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음을 보게되는 요즘이다. 


여전히 적응중이다. 눈을 뜨면 매일 챗바퀴 돌아가듯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숨막히고 여전히 아침마다의 출근과 회사생활은 전쟁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되는 삶에 어떤 새로움을 더함으로 아름다워지고 극복되는 삶의 고뇌가 아니라, 하루 하루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살아가는 즐거움이 더해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새로움에 대한 동경은 내 마음을 꿈틀대게 한다. 하지만 나의 꿈틀거림보다 압도하는 신뢰, 곧 주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내 마음 속에 싹틔어 뿌리내리고 있음을 날마다 목도하게 하시는 은혜를 허락하시기에, 답답함과 지루함에서 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를 얻어가고 있다. 내가 노력으로 일구어가고 그 결과로써 지금 처하게 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섭리, 즉 Providence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무미 건조한 직장을 주신 주님의 섭리를 나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주님을 믿기에, 오늘도 행복하고 즐겁다.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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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둠 가득한 이 때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헐 벗고 병든 사람들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

우리는 세상에 고통과 슬픔 보며 
도데체 하나님 어디 계시나 묻지만
그 분은 고통 가운데 슬픔 가운데 있는 사람들
불의를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람들 어디에
하나님의 사람들 어디에 
하나님의 사람들 어디있나

하나님의 사람들 어디에
하나님의 사람들 어디에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사람 
어디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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