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생각들

규범과 법칙

오늘 미 연방법원에서 동성 간 결혼 합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이전까지는 미국 37개 주에서 가능했던 동성 간 결혼이 이제 미국 전역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2004년 미국에 있었을 때 매사추세츠주에서 처음으로 동성 간 결혼이 합법화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11년 만에 한 나라의 법이 완전히 바뀌게 된 것이다. 미국은 지금 전체적으로 축제의 분위기다. 사람들은 거리로 뛰어나와 미국이 드디어 참 자유와 평등을 이룩하였다며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고 있다. 물론, 다른 한 편에는 비난의 날을 날카롭게 세우며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연방 헌법 수정 제 14조에서 정부는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빼앗아 갈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 대상과 결혼을 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결혼에 대한 정부의 법적 승인으로부터 오는 많은 사회보장제도와 혜택으로부터 동성 커플을 제외 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논지이다. 법적인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옳은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미국 헌법이라는 틀 안에서는 동성 결혼을 불법으로 규정할 근거는 사실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의 벗(루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렇게 부르길래 나도 한 번 불러보고 싶었음 ㅎㅎㅎ)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도덕에 관한 사회의 규범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되기 마련이지만, 우주의 배후에 있는 법칙, 곧 모든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되는 법칙은 우리 가운데 언제나 동일하게 존재했으며, 여전히 우리를 관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법칙과 우리 시대의 규범이 충돌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느냐이다. 법이 그렇기에 법치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환영해야 하는 것인지, 성경이 말하는 법에서 멀어져가는 사회를 보며 개탄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들고 일어나 뒤집어 엎고 시위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옳다 믿는 것을 남들에게 내세우지 않고 나만 잘 믿으면 그것으로 되는 것인지... 많은 지식인들은 가장 후자의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사회에서 너무 연약하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되어 그들을 권리를 대변하는 삶을 살기를 언제나 꿈꾸고 소망해왔다 (사실 나도 뭐 가진 것 하나 없는 그들 중 한 명에 불과하지만 ㅠㅠ) 예수님께서는 소수자들을 향한 특별한 관심이 있으셨고 그들을 사랑하고 품으셨기에, 내가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삶을 사는 것이 항상 옳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내 안에 형식적인 사고의 틀만 자리잡고 있고 가장 중요한 본질인 사랑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주저리 부저리 했지만 동성 간 결혼이란 문제에 대해서 무슨 특별한 의견이나 주장하는 바가 있는 건 아니다 ㅎㅎㅎ 

여러가지로 많이 헷갈리는 하루다. 

'나의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씀대로 믿음대로  (0) 2015.07.11
하나님의 주권에 매인 사람들 이야기 1  (1) 2015.06.28
시험  (0) 2015.06.07
나를 아심  (0) 2015.05.30
참 사랑  (0) 2015.05.28